직접 물건을 사거나 식사를 하면 돈을 썼다는 사실을 바로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자동이체나 정기결제는 조금 다르다. 한 번 등록해 두면 이후에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기에 결제가 이루어진다.
휴대전화 요금처럼 반드시 확인하는 비용도 있지만, 오래전에 신청한 온라인 서비스처럼 결제 사실을 잊고 지내는 항목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여러 은행 계좌와 카드를 함께 사용한다면 반복 결제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 한 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월급 통장에서는 통신요금이 빠지고, 다른 카드에서는 콘텐츠 서비스가 결제되는 식이다.
따라서 돈 관리를 시작했다면 한 번쯤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만 따로 모아보는 작업을 해볼 만하다. 목적은 모든 정기결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위해 얼마를 지불하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자동이체와 정기결제는 조금 다르게 찾아야 한다
평소에는 자동이체와 정기결제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지만 실제 돈의 흐름을 점검할 때는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이 편하다.
은행 계좌에서 정해진 날짜에 돈이 빠져나가는 항목이 있다. 월세나 각종 요금처럼 계좌 자동이체로 설정해 놓은 비용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카드에 등록해 놓은 서비스는 카드 정기결제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은행 계좌의 자동이체 목록만 확인하고 점검을 끝내면 카드에서 반복적으로 결제되는 비용을 놓칠 수 있다.
처음 정리할 때는 최근 두세 달 정도의 계좌 거래 내역과 카드 이용 내역을 함께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
매달 비슷한 상호에서 반복되는 결제가 있는지 확인한다.
금액이 정확히 같지 않아도 된다. 휴대전화 요금이나 일부 서비스처럼 사용량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항목을 발견하면 우선 목록에 적어둔다.
이 단계에서는 필요한 지출인지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먼저 전체 목록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금액만큼 결제일을 함께 기록한다
자동결제를 정리할 때 서비스 이름과 금액만 적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생활비 관리에서는 결제일도 꽤 중요한 정보다.
월급이 들어온 직후 통장 잔액이 충분해 보여도 며칠 동안 여러 자동결제가 연달아 발생하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월초에는 주거 관련 비용, 중순에는 통신비, 월말에는 여러 구독료가 결제될 수 있다.
이를 모르고 통장 잔액만 기준으로 생활비를 사용하면 이미 사용처가 정해진 돈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으로 착각하기 쉽다.
따라서 반복 지출 목록을 다음 정도로 만들어 볼 수 있다.
서비스 또는 사용처 / 예상 금액 / 결제일 / 결제수단 / 용도
복잡한 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도 되고 기존 가계부에 별도 항목을 만들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월초에 이 목록을 봤을 때 '이번 달에 앞으로 자동으로 나갈 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제일이 주말이나 공휴일 등의 영향으로 달라질 수 있는 항목이라면 정확한 날짜보다 대략적인 시기를 적어두는 방식도 괜찮다.
정기결제는 '사용 여부'부터 확인한다
목록을 만들었다면 이제 각 항목을 하나씩 살펴볼 차례다.
가장 먼저 확인하기 쉬운 기준은 최근 실제로 사용했는지 여부다.
예전에 자주 이용하던 서비스라도 생활 방식이 바뀌면 사용 빈도가 낮아질 수 있다.
영상이나 음악 서비스뿐 아니라 클라우드 저장공간, 앱의 유료 기능, 온라인 학습 서비스, 각종 멤버십 등 정기적으로 결제될 수 있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이때 금액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확인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반대로 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해지할 필요도 없다.
업무나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면 충분히 필요한 비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항목에 간단하게 표시해 보는 방법이 있다.
'자주 사용'
'가끔 사용'
'최근 사용하지 않음'
이렇게만 구분해도 어떤 서비스를 다시 확인해야 할지 눈에 들어온다.
돈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정기결제의 개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계속 비용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만큼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비슷한 기능에 중복으로 돈을 내고 있는지 살펴본다
개별 서비스만 보면 모두 필요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목록 전체를 한꺼번에 보면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가 여러 개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 서비스를 여러 개 이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중 하나만 주로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저장공간도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바꾸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단순히 '이 서비스가 필요한가?'라는 질문보다 '비슷한 기능을 이미 다른 곳에서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다만 중복된다고 해서 반드시 하나를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각 서비스마다 사용하는 목적이 다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슷한 기능에 반복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을 발견하는 것이다.
목록으로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이런 중복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무료 체험을 시작했다면 종료 시점도 기록한다
정기결제가 예상하지 못하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상황 중 하나가 무료 체험이다.
처음에는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기간이 끝난 뒤 자동으로 유료 결제로 전환되는 서비스가 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무료 기간 동안만 사용하려고 했다면 종료 날짜를 기억하지 못해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무료 체험을 신청할 때는 시작일보다 유료 전환 예정일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유용하다.
스마트폰 캘린더에 며칠 전 알림을 등록해 두는 방법도 있다.
알림이 왔을 때 실제 사용 빈도를 확인하고 계속 이용할지 판단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정기결제를 기억에만 의존해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결제수단을 정리하면 관리가 단순해진다
정기결제가 여러 카드와 계좌에 흩어져 있으면 매달 전체 금액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자신에게 편하다면 반복 결제에 사용하는 결제수단을 어느 정도 통일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정비와 정기결제를 특정 계좌나 카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월말에 여러 결제수단을 모두 찾아보지 않아도 반복 지출을 비교하기 쉬워진다.
다만 무조건 하나의 결제수단으로 모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별 결제 조건이나 개인적인 사용 방식 때문에 여러 수단을 유지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핵심은 '어디에서 결제되는지 모르겠다'는 상태를 피하는 것이다.
정기결제 목록에 결제수단을 한 칸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사용하지 않는 카드를 정리할 계획이 있다면 해당 카드에 연결된 정기결제가 없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서비스의 결제가 예상치 못하게 중단되는 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지한 서비스도 다음 달에 한 번 확인한다
정기결제를 해지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달에도 비용이 발생하면 당황할 수 있다.
서비스마다 해지 방식과 적용 시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서비스는 해지 즉시 이용이 종료될 수 있고, 이미 결제한 기간이 끝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앱을 삭제하는 것만으로 구독이 취소되지 않는 서비스도 있다.
따라서 정기결제를 변경했다면 해당 서비스가 안내하는 해지 상태와 다음 결제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음 달 카드나 계좌 내역에서 실제로 반복 결제가 중단되었는지도 한 번 확인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목록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새 서비스를 신청했다면 바로 목록에 추가한다.
몇 달 뒤 기억을 더듬어 찾는 것보다 가입할 때 기록하는 편이 훨씬 간단하다.
매달 확인하기보다 정기적인 점검일을 정한다
모든 자동이체와 정기결제를 매주 확인할 필요는 없다.
한 번 목록을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이후에는 새로 추가되거나 변경된 항목만 관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몇 달에 한 번 '정기결제 점검일'을 정해놓는 방법이 있다.
그날 목록을 보면서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지, 금액이 달라진 항목은 없는지,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또 이사나 이직처럼 생활환경이 크게 바뀌었을 때도 점검해 볼 만하다.
생활 방식이 달라지면 이전에는 필요했던 서비스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새로운 정기비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기결제 점검을 하나의 반복적인 돈 관리 습관으로 만들면 매번 처음부터 거래 내역을 뒤질 필요가 없다.
마무리
자동이체와 정기결제는 편리하지만 한 번 설정한 뒤에는 돈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을 수 있다.
따라서 은행 계좌와 카드 내역을 함께 살펴보면서 반복되는 결제를 한 번 목록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사용처, 금액, 결제일, 결제수단 정도만 기록해도 이번 달에 자동으로 나갈 돈을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목록을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서비스를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잘 사용하는 서비스는 유지하고, 최근 이용하지 않았거나 역할이 겹치는 항목이 발견됐을 때 그 필요성을 다시 검토하면 된다.
이렇게 반복 지출을 정리하면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매달 소액으로 빠져나가는 각종 구독서비스다. 다음 글에서는 자동결제 중에서도 특히 관리하기 쉬운 구독서비스를 점검하고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FAQ:
Q1. 정기결제를 한 번에 찾으려면 어디를 확인해야 하나요?
주로 사용하는 은행 계좌의 자동이체 내역과 신용·체크카드의 최근 결제 내역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정기결제가 여러 결제수단에 나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최근 두세 달 내역에서 반복되는 사용처가 있는지 살펴보면 찾기 쉽다.
Q2. 금액이 작은 구독서비스도 모두 해지하는 것이 좋나요?
금액만으로 유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는 없다. 실제 사용 빈도와 필요성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금액이 작아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점검할 수 있고, 반대로 꾸준히 활용하는 서비스라면 필요한 생활비로 볼 수 있다.
Q3. 자동이체 목록은 얼마나 자주 확인해야 하나요?
매일 또는 매주 확인할 필요는 없다. 처음 목록을 만든 뒤 새로운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기존 계약이 바뀔 때 업데이트하고, 몇 달에 한 번 전체 목록을 점검하는 방식으로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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